지금까지 연재를 보신 분들께서 실제 성육신적(선교적) 관점으로 예배 기획과 미디어 사역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그런 사역을 위해 무엇을 세워 나가야 하는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 성육신적 미디어 사역에 관한 그 전의 글들을 읽어보시려면 홈페이지 맨 위 “미디어와 예배” 태그를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피하고 벗어나야 할 것들
1) 목양의 부재
사역의 강도가 강한 부서일수록 세심한 목양이 필요합니다. 쉽게 탈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디어 팀원들은 직원으로, 또는 사환 취급을 많이 당합니다. 그리고 좀 어설프면 인격적으로 하대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노력과 기술의 발전을 할 의욕을 잃기 때문에 목회자는 먼저 목양적 관점에서 돌봄을 해야 합니다. 그들의 사역 현장과 고충을 제대로 듣고 이해하는 것 부터가 이들을 향한 목양의 시작입니다. 그들의 현장을 알고 고충을 듣고나면 목회자들의 배려 없음과 이해 부족이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2) 고가의 하드웨어 맹신
좋은 장비는 좋은 예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맞는 말처럼 보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것을 믿는 분들과 교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설교가 목회의 승부수라고 과신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교회를 택할 때 설교를 듣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으나, 교회를 떠나는 중요 이유는 설교가 나빠서가 아니라 비신앙적인 모습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를 본다면, 설교의 동영상과 음성 파일을 멋지게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버리고, 복음의 삶을 진솔하게 담은 컨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설교 때문에 왔어도 교회의 분위기 때문에 몇 개월 뒤에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3) 문화 배척주의
문화에 대해 담벼락을 쌓는 것은 이원론적인 신앙관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미디어는 문화적인 표현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을 신앙 정서적인 부분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나 미디어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외부에 대한 배척과 자극적인 내용으로 내부를 결속시키려는 것으로 오용될 수 있습니다. 모순된 것이 그런 교회에도 다양한 미디어 장비들로 문화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IVP)를 읽으시면 균형 잡힌 시각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예배 소비자
큰 교회, 유명한 집회의 예배를 모방하고 답습해 예배 소비자가 되면, 결국 그런 예배를 드릴 수 없을 때의 허탈감은 커집니다. 또 교회를 벗어나 일상에서는 신앙과 분리되게 살거나 신앙을 핑계로 피해를 주는 삶을 살게 됩니다. 또한 성도 개인이 단독으로 주님과 예배를 드리는 것을 낯설게 만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물량으로, 인력, 화려함으로 만들어내는 예배에서 벗어나 창조적이며 관계 중심적, 선교적, 유기적 예배를 세워가야 합니다.
5) 프로그램/이벤트 맹신
크로스웨이(Crossway)에서 출간한 ‘건강한 교회의 9가지 표지(9 Marks Building Healthy Churches)’ 시리즈 중 스타일스(J. Mack Stiles)의 『복음주의(Evangelism)』에서는 그리스도인 개인이 커피 한 잔을 나누며 친구와 복음을 나누는 비용과 각종 공연과 미디어 프로그램 제작하는 비용을 비교해보라고 제안합니다. 상당한 예산을 들여 전도용 부활절 연극 공연을 만들어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실제 전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한 교회의 사례를 들면서 그는 이런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설탕으로 비유해 말합니다.
“프로그램은 설탕과 같다. 제법 맛나고, 심지어 중독성도 있다. 그러나 설탕은 더욱 건강한 음식에 대한 욕구를 빼앗아간다. 단기적으로는 힘을 솟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설탕은 당신의 기운을 빼앗으며 설탕의 지속적인 섭취는 당신의 몸을 죽일 것이다. 계속되는 전도 프로그램의 섭취는 영양 불균형의 전도를 낳을 것이다. 설탕을 먹으면 뭔가 먹지 않은 것을 먹은 것 같은 기분을 주듯이, 프로그램은 사실상 전도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우리가 마치 전도를 한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하나님은 그의 아들을 보내셨지, 이벤트를 여신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따라서 우리는 미디어를 이용하는 초점을 “보여주는 것/끌어 모으는 것”에서 “이웃과 관계 맺을 수 있는 접촉점을 소개하고 고취하는 쪽/성육신적인 관점을 열어주고 경험하게 하는 쪽”으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세워나가야 할 것들
1) 기죽지 않음
작은 교회에서는 장비의 부족이나 인원의 부족으로 항상 스스로를 잘 하는 곳과 비교하여 기가 죽어서 사역을 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합니다. 다행히도 장비의 가격은 낮아지고, 기술은 발전해서 우리가 흔히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 폰으로도 촬영과 녹음이 가능해 졌습니다. 고급 장비에 대한 욕망만 버리고, 지난 번 글에 썼듯이 평범한 성도 분들의 작가로서의 예배 기획팀 참여를 늘이면 공감대를 많이 만드는 창의적인 예배 기획이 될 수 있습니다.
2) 2 x 2 공부
앞의 두 가지는 예배 신학과 미디어 기술(음향, 영상), 뒤의 두 가지는 문화에 대한 이해, 인문학적 교양입니다. 예배 신학과 미디어 기술은 교회 미디어 팀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그러나 예배와 교회 공동체의 성육신적인 방향성과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부분은 문화와 인문학일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줌으로 복음의 접촉점을 넓혀주고, 예배에서 다룰 수 있는 부분도 확대시켜 줍니다. 앞의 두 가지는 미디어를 활용하는 예배의 기둥이라면, 뒤의 두 가지는 천장과 벽체의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네 가지 모두 시간과 꾸준한 정성이 필요합니다.
3) 사람에 대한 투자
결국 이 모든 것을 실천하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성도와 간사, 지도하는 목사 모두 하나님의 사랑과 교제, 그리고 지식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당장 쓸 수 있는 사람만 데려다 쓴다면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발전은 힘들 것입니다. 핵심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키우고, 그 주변에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함께하며, 고될 수밖에 없는 이 사역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즐거움도 느낄 수 있도록 배려와 투자가 필요합니다.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는 심정으로 함께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 실천 할 생각이 있으시면 저희 연구소와 상담해 주시면 됩니다.)
4) 주변 환경의 정리
미디어 사역이 잘 안 되는 교회를 가보면, 방송실이나 방송 기기 주변이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음을 발견합니다. 하물며 케이블이나 마이크 정리조차 잘 안 되어 있습니다.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깨끗이 하는 것만으로도 이 사역에 더 공부하고 정성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기기의 분실이나 잦은 고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하이테크 예배 신학 연구소 소장 우한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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