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미디어 과잉의 위험

1. 교체와 보강 이전에 최적화가 먼저입니다.

현대 예배에서 미디어 장비는 이제 필수가 되었습니다. 과거 많은 현장 상담을 해 본 결과 목회의 도구로서의 미디어를 목회 성공의 강력한 척도로 삼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 교회의 특징은 수량이든 금액적이든 과잉 된 설비를 갖추고 있었고, 그 설비에 대한 신뢰가 너무 과하여 음향도 소리가 너무 크고, 영상과 조명은 매우 화려하였습니다. 그런 교회 목사님께 ‘현재의 장비도 과하기에 오히려 시스템을 늘이기 보다는 정비를 하시는 것이 좋다.’고 말씀 드리면 실망의 낮빛이 역력하였습니다. 그런 교회에 계속 이야기를 해 비싼 장비를 자주 교체하게 하는 업체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장비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면 일반 성도들이나 목회자가 듣기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시공에서의 실력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전제 하에서 입니다. 그래서 자꾸 교체하기 보다는 현재 장비들의 세팅이 최적화가 되어 있는지를 살펴 조정하는 것이 음향 개선의 효과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2. 미디어 과잉의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만듭니다.

일단 목회자가 미디어 시스템에 대한 욕심이 있으면 이에 불을 붙이고 이용하는 질이 안 좋은 업체를 만나기 쉽습니다. 과한 장비와 불필요한 장비들을 넣고 장비와 공사 대금을 부풀리기도 합니다. 특히 욕심은 있으나 시스템을 판단할 만한 엔지니어나 담당 목회자가 없을 경우 큰 사기를 당하고도 모르게 됩니다.

다른 유형으로 소리를 크게 하고, 영상과 조명을 화려하게 한 경우, 청력과 시력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특히 청각 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기에 음향의 과다는 매우 위험합니다. 요즘 찬양이 중심이 된 청년 예배에서 과도한 음향으로 4~60대 수준의 청력을 갖게 된 청년들이 많고, 특히 엔지니어와 찬양팀원들 스스로 크게 청력이 손상되게 됩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성도들의 신앙의 양태가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실천보다는 은혜를 받기만을 원하는 소비주의적 신앙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더 심해지면, 신앙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 보다는 가공되고 포장된 메시지만을 손쉽게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하는 맹신도가 되어서 삶의 현장에서 개척하는 신앙은 사라지고, 교회교와 목사교의 문제를 만들게 됩니다.

 

3. 미디어 맹신은 위험합니다.

지난 2번째 글을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 학자인 마샬 맥루한의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미디어 자체가 메시지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방향성이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래서 미디어는 단순히 중립적인 매체가 아니라 기존의 가치를 재 편성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에 이 속성을 주목하고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대부분 미디어를 맹신 하시는 분들은 이런 속성을 모르시고 미디어는 중립적이니 원하는 대로 잘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하십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미디어가 위험하다, 안 위험하다는 흑백논리를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가 재 편성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방향성을 제대로 예측하고 이용할 수 있는지 면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연구는 일반 학문(연구소, 대학 등)이나 언론, 블로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교회와 신앙의 부분에서 사용할 때 어떨지 연구할 수 있습니다. 일반 사회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미디어가 재편성하는 방향성이 복음의 방향성과 맞는 부분이 있다면 제대로 연구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활용은 미디어 과신을 방지하고 올바르고 구체적인 적용점을 만들어 냅니다.

 

4. 장비 과욕의 원인

(1) 목회자의 경우

ㄱ. 설교 전달에 기기의 중요성을 과대하게 생각함 : 설교자는 음향 시스템의 상태와 품질에 따라 설교의 컨디션이 좌우가 됩니다. 그러나 설교 내용의 전달에 있어서 설교 내용보다 음향 시스템이 설교 전달을 절대적으로 좌우한다는 생각을 가질 경우에 장비에 대한 욕심이 과하게 됩니다. 이것의 원인은 목회자의 나르시즘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듣는 성도들은 그 정도까지 음향 시스템에 대해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나쁘지 않는 한 음향 시스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교하는 자신에 대해 너무 과한 의미를 두면 설교를 나타내는 장비에 대한 과도한 의지가 만들어집니다.

ㄴ. 목회자의 낮은 자존감과 야망 : 목회의 성공을 외적인 것에서 찾는 분들의 교회에서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낮은 자존감을 보상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포장하게 됩니다. 미디어의 과잉도 이런 보상과 과장된 자아상을 위해 동원됩니다. 그것은 야망으로 나타나며 이것이 제어되지 못하면 과하게 설비 된 장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타인에게 까지 과잉된 자아상을 강요하게 됩니다.

ㄷ. 타 교회 시스템의 모방 : 담임 목사님이 다른 교회에서 집회를 하고 나서 그 곳의 시스템을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본 교회 적합성에 대한 기술적 검토 없이 그대로 모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교회 건축, 전기 음향적인 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시공을 하면 음향적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ㄹ. 젊은이 사역에 대한 오해 :  청년/청소년 중심 예배나 수련회들을 가 보면 화려한 조명과 과도한 사운드로 예배나 집회를 만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 예배에 열광을 하는 청년들도 있지만, 정작 그런 예배를 낮설어하고 예배가 아니라 콘서트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젊은이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예배는 열광은 있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과 답을 찾는 예배가 되지 못하고 신앙의 사유와 일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젊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지 못합니다. 이런 예배는 단지 젊은이들이 최신 미디어에 민감하다는 전제만 가지고 기획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심층적인 젊은이에 대한 연구와 목양을 반영한 예배 기획이 필요합니다.

 

(2) 엔지니어의 경우 :
면밀하게 환경적, 기술적, 재정적인 검토가 없다면 엔지니어에게 새로운 장비에 대한 과욕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음향/영상 제품의 전시회가 있을 때 면밀한 관찰과 연구를 하지 않은 경우 이런 경향이 강해집니다.

(3) 찬양 팀의 경우 : 요즘 고가의 악기나 밴드 퍼스널 모니터링 음향 장비를 갖추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정말 모니터링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아니라면 오히려 연주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악기도 메인 건반의 경우 주로 피아노 계열 음색만을 쓰면서도 고가의 신디사이저를 선택해 예산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잉은 모자람 보다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결핍이었을 때에도 얼마나 열심히 예배에 집중하였는지 그 때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좋은 도구가 주어져도 꼭 필요한 방향과 내용인지 점검하고 연구를 하는데 게을러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제 과잉이 아닌 적절한 미디어 사용을 통해 건강하고 온전한 예배가 세워지길 바랍니다.

 

© 하이테크 예배 신학 연구소 소장 우한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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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사역자 교육 음향 점검/측정/조정/시공에 관련된 컨설팅/악기문의 등 010-6253-0415 director@ihtw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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