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교회를 시공 상담하면서 잘 못 시공되었거나,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만납니다.
이런 경우들은 시공을 다시 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왜 그런지 사례들을 따라 이유를 살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1. 어설픈 집사님의 엉터리 시공
서울에 있는 모 교회는 40평 남짓한 상가 예배당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개척한 지 몇 년이 지났고, 그 전에 가지고 있었던 음향 장비들이 내구연한이 되어 고장나기 시작했고, 찬양 팀도 늘어나 수리를 몇 번 하는 것 보다 이번 기회에 업그레이드로 시공을 하기를 원하였습니다.
상담 요청이 와서 살펴보니 그 상가로 옮기면서 음향을 교회 집사님이 하였다고 했습니다. 특이한 장비가 악기 모니터로 사용되고 있었고, 저렴하게 산다고 미국에서 직접 들고 온 장비들이었습니다.
일차적으로 문제는 110V 장비라 국내 전기에 맞지 않아 승압 트랜스들을 사용해야 했고, 고장날 경우 국내에서 정식 AS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국내 수입도 안되며 방송실에서 조정을 할 수 없는 악기 모니터 장비를 설치했는데, 그것도 케이블 연결을 복잡하고 불필요하게 긴 케이블을 사용해 방송실에서 컨트롤을 할 수 없고, 강단이 지저분하게 보였습니다.
결정적으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배관 없이 배선을 해 기존 음향 케이블을 철거를 할 수 없었고, 전기 케이블과 음향 선을 같이 배선한 탓에 전기 케이블에서 나오는 유도전류가 음향 케이블에 영향을 미쳐 고주파 노이즈가 생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연구소가 컨설팅하여 이런 문제들을 해결은 했지만, 위의 내용처럼 어설프게 알고 자가 시공한 탓에 새롭게 시공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여러 장치들이 필요했습니다. 또 기존의 배관 없이 매설된 케이블을 그대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한 고주파 노이즈는 별도의 장비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장비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시스템 설계와 시공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없어서 벌어지는 문제입니다.
음향 초보자들의 전형적인 증상은 장비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장비 하나에 관심이 꽂히면 그 장비가 자신의 교회에 요구하는 용도에 적합한지, 전체적인 시스템의 밸런스를 해치는지 아닌지, 운영상의 장점이나 단점으로 인한 결과에 대한 판단과 예측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로인한 문제는 반드시 나타나고, 교회는 거기에 대한 재정적인 지출을 할 수 밖에 없어 손해를 입히게 됩니다.
2. 전파사 기사분의 음향 시공
전기 공사를 하다가 음향 시공까지 하는 사례를 종종 발견합니다.
이런 경우는 음향 세팅의 기본을 모르고 배관 배선을 전기선으로 하거나 전기선에 준하는 지식으로 처리해 음향 시스템의 성능을 제대로 못내는 경우가 생깁니다.
전기선으로 스페커 배선을 하는 경우를 몇 군데 교회에서 발견합니다. 전기선이 스피커 선보다 저렴하니 그것으로 시공하고 차액을 더 벌기도 합니다. 또 소리 자체는 나오니 교회에서는 이런 눈속임이 있는 줄 잘 모릅니다. 그렇게 시공해서 원래 음향 시스템의 능력대로 소리가 잘 재생이 안되는데도 말입니다.
또 하나 문제는 현재 음향 시장에서 좋고 잘 유통되는 제품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없어서 손에 익은 구형 제품을 시공을 하는 경우입니다. 교회가 원하는 수준의 음향 시스템을 설비하지도 못하고 대충 된다고 둘러댑니다.
또 믹서의 경우 제품 특성을 잘 몰라 송출 계통도 엉터리로 선을 접붙이거나 (전기 공사에서 하던 습성으로 음향은 이렇게 접붙이면 안됩니다.), AUX 출력과 BUS 출력의 차이를 몰라 엉터리로 스피커를 연결합니다.
가격 정보도 잘 모르니 어떤 경우는 처음에 싸게 이야기 하고 나중에 시공을 하는 도중에 가격이 올랐다고 딴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경우는 비싸게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공사를 많이 해 관록이 붙으면 진짜 전문가가 상담한 교회에 가서 자신들이 더 많이 시공을 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전문가가 상담한 내용을 잘 못되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교회는 지식이 없어서 혼란을 겪습니다.
더구나 음향 기기를 잘 설치를 했다하더라도, 최종 음향 세팅과 튜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소리가 만족하지 않게 나옵니다. 전기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공간음향과 전기 음향에 대한 종합적인 지식이 없어서 균형잡힌 소리를 만들지 못하고 단순히 소리만 나오게 합니다. 그래서 소리에 문제가 생겨 부르면 다른 이유를 대고 나타나지 않습니다.
3. Hi-Fi 전문가라던 교수의 황당무계한 주장
같은 음향 분야인 것 같지만, 가정용 음향인 Hi-Fi와 교회 음향의 SR(Sound Reinforcement) 를 같은 선상에서 보면 안됩니다.
Hi-Fi는 대규모 장소를 위해 만들어진 장비가 아닙니다. 수십개의 다중 입출력을 다루고, 높은 음압을 재생하는 SR 장비와 같은 선상에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어느 교회가 대형 예배당을 지을 때 S대 교수라는 분이 자신이 Hi-Fi 전문가라 하면서 예배당에 고른 음향을 위해서는 Eboni(흑단나무)를 둥글게 깎아 벽면에 수백개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지름이 대략 7cm 정도) 그러고는 자신이 그것을 만들어 교회에 수억원에 납품을 했습니다. 수십개의 파워 앰프를 설치하는 랙도 일반적으로 하는 철제 랙이 아니라 흑단나무로 짜서 넣어야 소리가 좋아진다고 해서 접지도 안되는 나무로 앰프 랙을 하는 바람에 전기적으로도 불안정하게 앰프가 설치되었습니다. 결국 교회의 음향 간사의 말을 듣지 않아 엄청난 헌금이 눈뜨고 코를 베이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음향 간사는 젊었고 그 교회에서 자라나 그의 전문적인 조언을 듣지 않았고, 교수라는 직함과 자칭 Hi-Fi 전문가라는 말에 다들 속아 넘어갔습니다. 아직도 그렇게 속았다는 것을 그 교회에서는 태반은 모릅니다.
마치 피라미드 구조체에 면도날을 넣으면 날이 새로 재생되고, 건강이 좋아진다는 엉터리 주장과 같은 내용입니다. 수백만원도 안되는 흑단 나무로 엄청난 사기를 한 것입니다. 자신의 교회를 상대로 도적질한 그 장로는 하나님을 안 믿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게 사기를 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Hi-Fi 지식으로 교회 음향에 대해 안다고 말한다면 결과는 엉터리로 시고이 될 것이 확실합니다. 비슷해 보여도 전혀 분야가 다릅니다. 자동차 전문가가 비행기 설계를 하겠다고 나서는 격과 같습니다. 가구 제작자가 현대적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 분들 역시 설계와 시공에 문외한입니다. 공간음향에 대한 상식은 참고할만하지만, 인테리어와 결합한 대형 공간의 본격적인 공간 음향 시공에 대해서는 거의 모릅니다.
제가 Hi-Fi 분야를 무시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자동차를 설계하는 분이 비행기 엔진과 구조에 대해 전문가라 말하면 안되듯이 자신의 분야에서만이 전문가란 것입니다. 엄연히 교회 음향의 SR 분야와 Hi-Fi는 비슷해 보이지만 분야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와 비슷하게 레코딩 음향 엔지니어나 포스트 프러덕션(영화나 TV 녹음) 엔지니어가 SR 음향이나 교회 음향을 설계, 시공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실제 이 3분야를 섭렵한 전문가는 국내에 몇 명 없습니다.)
이미 모든 공간 음향이 정확히 설계되고 설정된 곳에서 녹음에 관한 음향만 하기에 새롭게 공간 음향을 만들어 내야 하고, 공간에서의 소리 톤을 잡아야 하는 것과는 분야가 다릅니다.
다른 분야보다는 SR 음향에는 근접하지만, 시공이나 SR 음향 시스템 운용에 대해서는 지식이 없습니다. 다만 이런 분이 교회 음향 엔지니어로서는 대단히 빠르게 습득하고 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SR 시공에 경험이 없는데 시공에 전문가라고 나서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진짜 Hi-Fi, 레코딩, 포스트 프러덕션 전문가는 자신의 교회에 음향을 새로 할 때는 SR 음향 전문가를 모셔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결국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자기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고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많은 교회를 상담하다보니 황당한 사례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들 중에 추려서 글을 썼습니다.
교회 음향 시공이 연례적으로 있는 행사도 아니고, 목사님이나 장로님들이 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기에 교회 내 누군가가 좀 안다고 생각되면 의지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결과 보다는 망치기 쉽습니다. 집을 짓더라도 설계나 시공에 대한 경력이 없는 분에게 맏기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런데 교회 음향에 대하여는 가끔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저 사람이 자동차를 정말 잘 몬다고 우리가 타는 큰 비행기에 저 사람에게 조종을 맏겨보자고 한다면 여러분은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잘 못된 정보, 지식, 가격, 어설프게 아는 지식으로는 교회 음향을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하기 어렵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이에 대한 손해는 언젠가는 꼭 교회가 고스란히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테넷에 음향 지식을 쉽게 접하다 보니 위와 같은 잘 못된 사례들이 자꾸 목격이 됩니다. 인터넷에서는 시공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시스템 설계도 시중의 왠만한 제품의 정보를 습득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많은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듣고 해야 제대로 해 낼 수 있습니다.
전문가는 그냥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실험하며, 비용과 장비들을 들이고, 많은 시공 설계와 시공 사례들이 모여야 되는 것입니다. 또 같은 전문가들의 토의와 실험과 공연과 교회 현장에서의 협업을 통해 인정이 됩니다.
이렇게 하지 않아 실패한 교회들은 이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합니다. 또 다시 소를 잃는 잘 못을 해서는 안됩니다.
© 하이테크 예배 신학 연구소 소장 우한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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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사역자 교육 음향 점검/측정/조정/시공에 관련된 컨설팅/악기문의 등 010-6253-0415 director@ihtw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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