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좋은 소리 때문에 교회에서 저희 연구소로 컨설팅을 문의해 오셔서 가 보면 참 다양한 상황들을 만나게 됩니다.
복합적인 요소들이 많기에 단순히 장비 하나 바꾸거나, 조정한다고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체들에게 이런 부분을 요청해서 해결이 잘 안되는 경우에 저희 연구소로 연락이 옵니다. 단순히 믹서 조정만 한다고 해서 음향이 조정이 안되는 다양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해결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컨설팅을 받으시기 전 좀 알고 계시면 컨설팅을 받으시더라도 잘 이해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안좋은 소리가 만들어지는 원인에 대해 간략하지만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1. 물리(공간) 음향
소리는 공간의 공기를 진동시켜 전파됩니다. 그래서 공간의 물리적 상태에 따라 소리는 변화됩니다. 그래서 다음의 요소에 영향을 받습니다.
1) 습도와 온도 : 계절에 따라 소리의 성질이 바뀝니다. 특히 고온다습한 장마철에는 하울링도 잘 생기고 뒷쪽으로 소리가 잘 안들립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4~50분 일찍 에어콘을 틀어놓아야 합니다. 또 지하 예배당은 온도는 일정하지만 습도에 매우 취약합니다. 소리의 성질이 습도가 높으면 습기 때문에 직진성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스피커의 우퍼 재질이 펄프라 습기가 쉽게 머금게 되고, 무거워진 우퍼의 운동성이 떨어져 평소보다 소리를 밀어내는 음압이 떨어집니다. 이 두가지 부분이 합해지니 소리의 명료도도 떨어지고 뒷쪽에서 소리가 잘 안들리게 됩니다.
2) 실내 구조와 마감재 : 천정이 높거나 체적이 클수록, 건축 구조가 단순하고 오목할 수록 소리는 잘 울립니다. 또 실내 마감이 매끈하고 딱딱할 수록 잘 울립니다. 소리가 흡수되는 정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못 건축 설계/인테리어를 한 중대규모 예배당에서는 설교를 알아듣기 힘든 울림과 잦은 하울링, 말 끝 마다 울리는 공진을 경험합니다.
위에서 예를 든 물리 음향의 요소들은 전기 음향으로 보정이 어렵습니다. 물리적으로 변화를 주지 않으면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기 음향 기술만 가지고 있는 시공업체에 부탁을 해도 제대로 해결을 보지 못합니다. 땅이 오염되었는데 나무만 바꿔서 기른다고 열매가 좋아지지 않는 것 처럼 말입니다.
3) 스피커 최적의 위치 : 예산을 많이 쓰고도 좋은 소리가 만들어지지 않아 고민하는 교회를 가 보면 스피커가 잘 못 위치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사양의 스피커를 선택했거나, 적절한 수의 스피커 보다 많은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간에 소리가 골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특정 지역에 소리가 과하게 되거나, 과잉된 스피커 소리들이 서로 소리를 방해하고 왜곡시키게 됩니다.
최적의 사양을 가진 스피커를 선택함과 동시에 최적의 스피커 위치를 계산해야 합니다.
2. 튜닝의 부재
장비를 잘 갖추면 좋은 소리가 만들어질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안됩니다. 시공 업체가 잘 시공한 후 튜닝을 하고 세팅을 해야 소리가 만족하게 나옵니다. 그 공간의 조건에 의해 왜곡된 소리를 보정하고, 또 스피커들의 위상 차이와 보정, 크로스오버 세팅 등 온전한 튜닝을 먼저 해야 그 다음 믹싱 작업을 통해 제대로 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튜닝은 밭을 잘 갈아 돌을 캐내고 땅을 뒤집어 공기와 양분을 공급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대로 된 땅 작업이 없이 씨를 뿌리면 상당수의 씨가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그것 만큼 튜닝이 중요합니다. 좋은 톤을 만들려고 아무리 믹서를 조정해도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튜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음향 문제를 물리적(공간 음향적)으로 해결을 했다면, 그 다음은 튜닝을 통해 최적화 시키는 것입니다.
3. 전기 음향 기기 조정의 문제
튜닝 이후는 톤과 레벨을 만지는 것이 순서입니다.
1) PEQ 세팅 : 톤은 음의 색깔을 만드는 것으로 잘 아시듯이 믹서의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로 세팅을 합니다.
2) Compressor 세팅 : 레벨은 크게 믹서 입력부터 앰프 출력에 이르기까지 레퍼런스 레벨을 맞추는 작업과 레벨이 일정하지 않은 보컬과 타악기 소리의 레벨을 조정하는 컴프레서 작업으로 나뉩니다.(디지털 믹서는 컴프레서가 각 입력마다 내장되어 별도 구매가 불필요합니다.)
3) Gate 세팅 : 작은 잡소리들을 제거해 다른 소리의 선명도를 높이는데 게이트 프로세서를 사용합니다.
4) Effector 세팅 : 보컬이나 성가대, 어쿠스틱 악기의 잔향감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리버브를 세팅하거나, 다른 특수 이펙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좀 더 감성적이고 풍부한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위와 같은 조정을 충실히 해야 전기 음향적으로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4. 엔지니어와 연주자의 역량
1) 듣는 귀가 없음 : 음향 장비가 좋고 그 장비를 잘 다루고 있는데 좋은 소리를 못만드는 경우를 보면 엔지니어가 좋은 소리 자체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잘 다룬다고 생각하니 음향 일을 맡게된 것입니다. 부지런히 좋은 연주의 음악을 듣고 분석해야 하는데, 그런 관심과 부지런함의 노력이 모자라기에 좋은 소리에 대해 귀가 잘 모르는 것입니다. 좋은 공연과 고가의 하이 파이 장비에서 나오는 소리, 좋은 명반(LP, CD) 등을 들어봐야 합니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만 흥얼거리고 듣는다고 좋은 소리를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이어폰을 끼고 사는 엔지니어는 청력이 빨리 손상되어 좋은 소리를 잘 알기 전에 엔지니어 일을 그만 둬야 할 수도 있습니다.
2) 교육 부재와 배우는 자세 : 믹싱 작업은 고도의 음향 이해와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된 음향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음향 담당이라는 자리 자체가 음향 고수를 만들지 않습니다. 단순히 음향 사고가 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운용해서는 좋은 소리는 못만들어 냅니다. 또 교회에서도 좋은 소리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음향을 더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연구소에 음향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의뢰하신 교회 모두에서는 4명 1조로 4~6회 교육을 받고 지금까지 무탈하게 잘 운용하고 있습니다.
3) 실험 정신과 연습 부재 : 음향 장비는 잘 세팅해 놓고 그대로 써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방송 사고가 생길까봐 그런 것인데, 요즘은 첨단 기술의 시대라 그것을 염려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연습하고 탐구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믹서의 경우 잘 세팅된 상태를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어 놓고 자신이 이런 저런 시도를 연습 때 해 보고 사진을 보고 원 상태로 돌려놓으면 됩니다.
디지털 믹서의 경우는 아예 세팅 자체가 Scene, Show 등으로 저장이 되니 여러 변화를 주고 나중에 Scene이나 Show 메모리를 불러내면 즉각적으로 원 상태대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해서 많이 연습해 믹서 조절의 속성을 익히게 되면 점점 더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4) 연주자의 역량 부족 : 악기 연주자와 보컬들의 역량이 부족하면 믹서에서 조정할 수 있는 폭이 작아지고 그 만큼 소리가 좋아질 부분들이 제한됩니다. 음정이 불안하고 호흡이 짧은 보컬을 라이브 음향에서 대신 보정할 수는 없습니다. 레코딩에서는 교정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조금 있지만, 라이브 상황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본인들의 실력부족을 음향 담당자에게 탓하는 사람들을 볼 때 놀라게 됩니다. 라이브 믹싱에서는 거친 표면을 다듬어주는 수준으로 밖에 조정을 못합니다. 발성이 잘못되거나 호흡이 불량한 목소리까지는 보정을 못합니다. 연주자의 연주실력 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5. 전기 문제
많은 교회에서 잡음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다수의 경우에 전기 불량 문제가 있습니다. 상당수가 접지가 안된 전기를 쓰거나 다른 전자제품(모터, 변압기, 조명 등)과 같은 계통의 전기를 사용해 다른 전기 제품에서 전기 노이즈가 타고 들어옵니다. 또 전기 선과 음향 케이블을 나란히 시공해 히스 노이즈가 계속 조그많게 나기도 합니다.
이는 전기 전문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음향 전문가가 전기 문제까지 다 해결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됩니다. 다만 접지 불량이나 계통 문제를 발견해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6. 기기의 수명 문제
음향 기기가 내구 연한이 다 되면 커패시터(컨덴서)가 부풀면서 다른 전자 소자보다 먼저 고장이 납니다. 이렇게 되면 잔류 전하를 모아 놓고 저수지 역할을 했던 부분이 고장이나 잔류 전류들이 나머지 전자 부품들을 상하게 합니다. 그 때문에 고장난 소자에서 노이즈가 발생하거나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제일 빨리 내구연한에 달하는 것은 믹서로 사용빈도와 강도, 관리 상태에 따라 7~12년 정도 수명을 가집니다. 커패시터를 적게 쓴 제품일 수록 음질과 수명이 떨어집니다.
7. 생각과 재정의 문제
여러 음향적인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어서 저희 연구소에 연락을 해 오는 교회 중, 면밀히 검토하고 제대로 파악해 문제 해결을 하는 교회가 2/3정도입니다. 그러면 1/3의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요?
당장 문제를 위해 연락을 하지만, 단순히 와서 믹서나 음향 기기를 조금 만지면 해결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강한 교회입니다. 그러니 물리적인 음향 문제나 엔지니어 교육 문제가 더 큰데도 인정하기 싫어하고, 근본 해결 없이 다른 시공 업체에서 미봉책으로 해결 아닌 해결을 봅니다. 문제가 100이라면 20~40정도만 해결하고 적당히 적응해 버리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유형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이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지 않거나 터무니 없이 저렴하게 해결하려는 자세의 교회입니다. 공짜로 재능 기부를 원하는 악습을 가진 교회의 경우거나,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지 않고 깎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교회입니다. 그런 교회라면 저희 연구소는 일을 해 드리지 않습니다.
또 다른 유형은 안타깝게도 재정이 취약한 교회들입니다. 고치고 싶어하고 문제도 잘 파악했지만, 재정적인 부분이 약해서 어쩔 수 없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런 교회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조금만 후원의 도움이 있으면 빨리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렵지 않은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한 교회의 경우는 교회 전체가 재정 절약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을 마련하기 어렵고, 절약 대신 계속 사업을 하는 몇몇 교인들에게 압력을 넣어 해결하려는 안좋은 모습을 봅니다.
이 경우들도 해당이 안되는 교회가 있는데, 재정적으로 애매해 절역은 하고 싶지만 절약을 할 의지나 융통성이 없는 교회입니다. 음향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은 저희 연구소만 내 놓는 것이 아닙니다. 이 솔루션과 재정을 가지고 또 의논을 해야 합니다. 교회가 다른 아이디어를 내 놓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의지와 생각을 해야 합니다. 계속 의지를 가지고 대화와 의논을 하는 교회는 최고는 아니지만 같이 나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 비용만 보고 단념을 하거나 저희 연구소를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 하이테크 예배 신학 연구소 소장 우한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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