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수도관은 녹물이 생깁니다. 아무리 좋은 정수기를 설치해도 금방 필터를 갈아야하고, 정수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는 녹물에는 결국 수도관 교체가 근본적이고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됩니다.
음향(영상)에서 수도관의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바로 케이블입니다. 케이블은 기기간 전기 음성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케이블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전기 음성 신호를 전달하려고 연결한 전선쯤으로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음향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가 보면 케이블이나 연결하는 커넥터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설비된 케이블은 대부분이 매립되어 눈에 보이지 않아 중요성을 거의 모르고, 마이크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올바르게 다루지 않고 소모품 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설비된 케이블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비규격 제품이나, 적절하지 않는 케이블을 선택하거나, 심지어 전기선을 오디오 케이블 선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 : 일반 전기선을 스피커 선으로 잘 못 사용한 경우. 저항값과 전류량이 맞지 않아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게 됩니다.)
게다가 방송실 공사에서 케이블의 비용이 전체 시스템 견적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면 놀랍니다. 그만큼 케이블은 음질(화질)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이고, 규격에 맞고 제대로 된 케이블은 결코 저렴하지 않습니다.
자, 이제 적절하지 않은 케이블을 썼을 때 나타나는 문제점과 해결 방법부터 살펴보기로 합시다.
1. 전파 노이즈
전자파나 전파를 차단 할 수 있는 쉴드(Sheild)가 없는 저가의 케이블을 사용하면 케이블 자체가 안테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음향을 모르던 20살 때 돈을 절약한다고 저가의 케이블을 사다가 교회 행사를 치른 적이 있습니다. 암전되고 조용하던 때에 스피커에서 mbc 라디오 소리가 들려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쉴드가 없는 케이블은 길면 길 수록 안테나 역할을 더 잘 하게 됩니다. 꼭 특정 라디오 방송 소리가 아니더라도 라디오 전파의 솨~하는 잡음도 잡히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런 전파 노이즈를 방지 하기 위해서는 쉴드가 있는 케이블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위 첫 번 째 사진은 편조 쉴드가 된 케이블입니다. 내부 전선을 바깥에서 감고 있으면서 고무로 된 외피 바로 안쪽에 위치한 쉴드는 수백가닥의 구리선을 편조로 엮거나 알루미늄 호일로 감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구리선이 편조 모양으로 직조가 되어 전자파(전파)를 차단합니다. 두 번째 사진은 알루미늄 호일 쉴드 케이블입니다. 3가닥의 선 바깥으로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사진에는 알루미늄 호일에 제조사 로고와 파란 색이 입혀져

있습니다만 로고나 색 없이 은색 호일의 형태가 많습니다. ) 주로 많이 쓰는 마이크 선은 편조 쉴드 타입의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구부러 뜨리고 감고 막 써도 편조 쉴드는 튼튼하게 직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알루미늄 호일 쉴드 타입의 케이블은 주로 설비용으로 사용합니다. 구리 편조로 하는 것 보다 얇기 때문에 위 사진의 멀티 케이블 처럼 다수의 케이블을 합쳐 한 케이블로 만들 경우 부피(직경)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좌측에 보이는 케이블이 바로 멀티 케이블입니다. 한 케이블 안에 여러가닥의 케이블이 있어서 시공이나 외부 행사 음향 시 번거롭지 않고 한 번에 설치를 끝낼 수 있고, 선 정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프로 오디오 전용의 케이블들은 전기 신호를 방해하는 산소 분자를 최대한 제거한 무산소 동선(OFC : Oxygen Free Copper)을 사용해 전기 신호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입니다.
2. 용도
크게 오디오 신호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오디오 신호 케이블은 주로 마이크 케이블로 작은 전기 신호를 손실을 최소화 하면서 믹서나 음향 기기 간 전달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니다.
스피커 케이블은 파워 앰프를 거쳐 충분히 중폭된 전기 신호이기에 외부 전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쉴드 처리가 안되어 있습니다. 다만 설비 거리에 따라 저항값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앰프와 스피커 간의 거리가 클 수록 도체 저항이 적은 굵은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3. 누전 잡음(Hum Noise)
아마 포터블형 찬송가 반주기를 강단에 올려 놓고 트는 교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누전 잡음일 것입니다. 주파수 측정을 하면 국내 전기 규격인 60Hz의 잡음으로 정확하게 나타납니다.(발전기 제네레이터가 1초에 60회 회전하며 만들어서 60Hz가 나옵니다.)
이런 누전 잡음은 규격에 맞는 케이블과 커넥터를 사용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규격이란, 한 케이블 안에 +전선, -전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접지 전선 이렇게 세 가닥의 선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 -, 접지(Ground) 세가닥의 선을 Balance Cable(평형 케이블)이라고 합니다. 프로 음향에서는 90%의 음성 케이블이 이런 평형 타입의 케이블로 설비됩니다.
그런데 최초에 찬송가 반주기는 +, – 의 불평형(Unbalance) 출력으로 나오기에 평형 출력으로 바꾸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Direct Box(DI Box)라는 장치를 써서 평형 출력으로 바꿔줍니다.
이렇게 해 주면 접지 선을 통해 누전 전류들이 최종 전원선의 접지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시스템 설계를 잘 못해 누전 전류가 시스템 안에 맴돌이하는 루프가 걸린 경우에는 DI Box에서 Ground Lift 스위치를 사용해 루프를 끊어주면 됩니다. (보통 루프에 안걸린 일반 상태에서는 GND로 스위치를 놓으면 되고 그래도 노이즈가 나면 반대로 스위치를 위치해 주면 됩니다.)
4. 케이블 브랜드
교회에 설비된 음향 기기는 프로 음향 기기들입니다. 케이블도 프로 음향용의 오디오 케이블을 사용해야 하는데 제품의 질과 내구성이 증명된 제품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이런 제품들은 용도와 길이, 설치 내용에 따라 케이블의 규격을 정하고 만들어 내기 때문에 신뢰할 만 합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외산 제품>
외산 제품은 방송국에 설비될 정도로 신뢰성이 높으며, 각 용도별, 사용 길이별로 다양한 모델들이 나와 있습니다. 특히 교회에 사용 시에는 중형 교회 이상은 케이블 길이에 따른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아래 제품들을 설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CANARE, BELDEN, MOGAMI, SOMMER, KLOTZ
<국산 제품>
소형 교회는 길이에 따른 신호 손실이 경미하기에(청각으로 알 수 없음) 외산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래 브랜드는 실제 교회 현장에서 많이 설비되어 검증이 된 국산 브랜드입니다.
EWI, E&W, SoundFactory, GAON
5. 커넥터
1) XLR (Canon) 커넥터 : 일반적으로 마이크 케이블의 단자와 프로 음향 기기간 연결하는 케이블의 단자의 용도로 사용됩니다. +, -, 접지의 3 가닥(Balanced : 평형)의 케이블을 사용하는데 가장 적합한 커넥터입니다.
케이블용과 벽부용의 커넥터가 각각 나옵니다.



2-1) TS, TRS 커넥터 : 전자 악기 연결용으로 주로 많이 사용되는 커넥터입니다. TS는 Tip(신호선 연결)과 Sleeve(접지선 연결)로 구성되어 불평형입니다. TRS는 Tip(+신호선 연결), Ring(-신호선 연결), Sleeve(접지선 연결)로 평형입니다.


2-2) 3.5mm 커넥터 : 주로 이어폰 단자나 MP3 같은 작은 제품의 오디오 연결용으로 사용되는 커넥터입니다. TRS 커넥터가 일반적인 스테레오 타입의 커넥터로 대중적으로 사용되며, TRRS 커넥터는 스마트폰 연결용으로 컨트롤 신호가 더 들어갑니다.
3) SPEAKON 커넥터 : 스피커 전용의 커넥터로 기존 커넥터는 줄에 걸리면 쉽게 빠졌는데, 스피콘 커넥터는 삽입 후 회전을 해야 결착이 되어서 왠만해서는 빠지지 않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현장에서 음향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커넥터입니다.
4) RCA 커넥터 : 민수용 오디오 연결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커넥터입니다. 주로 CD Plyer Deck 연결용으로 사용됩니다. 역시 불평형(Unbalance) 타입의 커넥터입니다. 보통은 믹서와 가까이 연결하기에 DI Box를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6. 시공
아마추어와 프로 업체와 차이가 결정적으로 나는 부분이 케이블과 커넥터의 시공 부분입니다. 아마추어로써 조금 안다고 직접 시공한 곳을 살펴보면 케이블의 시공에서 거의 대부분 문제를 발견합니다. 추후 케이블의 확장이나 교체를 고려하지 않게 공사를 해서 나중에 이런 필요가 닥쳤을 때 기존의 케이블을 철거하지 못하게 되어 상당히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이럴 경우에 공사는 대대적인 공사로 되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들여야 합니다.)
또 전기 케이블과 오디오 케이블을 같이 시공하는 바람에 전기선의 유도 전류로 5~7kHz 대역의 유도전류 노이즈로 문제가 되기도합니다. 그 외에 전기 접지를 몰라서 접지 미비로 인한 고질적인 잡음에 시달리는 경우도 흔히 봅니다.
상가 건물에 있는 교회일 경우, 미리 공사 업체와 의논하지 않아 천정의 보와 인테리어 마감에서 케이블이 지나갈 공간을 확보하지 않거나 부족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안전 문제를 도외시하여 위험하게 설치한 스피커, 전기 안전 미비, 방염 자재를 쓰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길이에 따른 케이블 선택(케이블의 저항, 용도에 맞는 케이블 선택 등)을 몰라 음질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시공은 정확히 시공할 수 있는 업체에 맡기시는 것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누가 좀 안다고 아마추어로서 시공하는 것은 말려주시기 바랍니다.
© 하이테크 예배 신학 연구소 소장 우한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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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사역자 교육 음향 점검/측정/조정/시공에 관련된 컨설팅/악기문의 등 010-6253-0415 director@ihtw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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