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경배와 찬양의 물결이 한국 교회에 들어오고, 90년대 후반에는 열린 예배의 열풍이 각 교회에 들어왔습니다. 그 이후 전통적 예배와 현대적 예배로 예배의 형식이 양분되었으며, 많은 교회에서 이 두 가지 형태의 예배, 또는 두 특징이 절충된 형태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그 두 가지 열풍의 가운데에서 많은 목회자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들이 적용되는 현장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배의 참여를 높이고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다고 말하면서, 어떠한 패션이 유행하는 것처럼 교회 안에서 악기를 사고, 찬양팀을 만들고, 고가의 음향 장비를 들여오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과거의 예배보다는 생동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이런 현대적 예배가 도입된 지 25년가량 되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으니 그 열매들이 어떤지 평가해 볼 만합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 갱신의 측면으로 볼 때는 영향력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가는 것이 다른 연령대보다 네 배는 많다고 합니다. 대형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청년들 중에는 찬양시간이 예배인지 콘서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점점 예배 자체에 몰입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음악적 스타일이 외국의 최신 스타일을 모방하기에 바쁘다 보니, 모던 록 같은 음악 스타일에서 오는 세대 간 단절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통적 예배 예전의 교회들은 안 그럴까요? 그 역시 세대 간 단절이 있고, 한국 교회 갱신에 영향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한국 교회의 갱신과 예배의 스타일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80년대 중반 한국 개신교의 성장세는 꺾여지기 시작합니다. 그 때부터 각종 프로그램들이 교회에 적용되기 시작합니다. 전도 프로그램, 양육 프로그램 등, 90년대는 새로운 스타일의 예배와 이벤트들이 교회에 적용되기 시작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예배자 학교가 여러 곳에서 만들어지고, 좀 더 심화되고 다양화된 훈련 프로그램들이 교회에 유행처럼 번지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이런 시도들이 개인적으로 유익한 교육과 프로그램들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 전체의 갱신 측면에서는 거의 영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공교회성과 공적 신앙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교회 성장 주의의 관점에서 개교회성을 높여 일반인들이 요구하는 교회의 사회적, 도덕적 요구와는 무관하게 교회가 게토화 되고 이기적이며 도덕 불감증적으로 보이는 데 일조하지 않았는가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분석과 평가를 도외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매주 드리는 예배가 과연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예배인지, 무엇을 따라 예배를 기획하였는지, 한국 교회 전체를 생각할 때 유익을 끼치는지, 예배가 교회 안에 갇혀있지 않고 우리들만의 리그로 끝나지 않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예배 신학으로 볼 때 바른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목회자에게는 예배에 대해 신학적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적용에 있어서 형태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자기의 신학을 반영하는 것이 예배 예전이기에 예배의 형태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신학적 기반이 정리되고 공유되어야 합니다.
사실 많은 교회의 현장에 가 보면 예배가 이런 신학적 배경에 있는지 갸우뚱할 때가 있습니다. 소위 말해 목회 철학이란 말로 담임 목회자의 신학적인 정리와 비전이 뭉뚱그려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목회 철학이 목회자의 야망에 그 기반을 두고 있을 때 예배는 그 야망을 돕는 도구로 사유화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바른 예배가 되려면 먼저 바른 교회론의 바탕 위에 예배 신학과 예배가 세워져야 합니다. 그 이유는 예배 신학이 교회론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유기적 교회, 이머징 처치 등 여러 교회론의 화두가 젊은 목회자들에게 크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교회론의 이슈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교회의 갱신을 위한 교회론을 오랫동안 연구하신 은준관 박사님의 실천적 교회론이 같은 맥락에서 상당한 중요도를 가집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서술할 수는 없겠지만 이들 교회론은 개혁된 교회가 다시 제도화되고 교권주의에 물들면서 다시 본질적인 교회를 회복하기 위해 고민하면서 연구한 실천적 교회 운동에 기반한 것입니다.
이런 교회론과 운동의 바탕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삶으로 보여주신 성육신의 뜻을 교회 공동체에서 구현하기 위한 중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과 교회, 속된 것과 거룩한 것을 나눈 헬라 철학에 근거한 이원론적인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일원론적인 신앙에 근거한 복음적이고 공동체적인 교회 모델입니다.
사실 교회의 예배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없을 것 같은 교회론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 교회부터 중소 교회, 개척교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회의 현장, 예배 사역의 현장에서 결국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 바로 정립이 되지 않아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함을 목도하고 경험했습니다.
교회론은 그 교회의 정체성을 만드는 신학적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의 부흥을 위해 도입했던 각종 예배와 교회의 프로그램들이 이런 정체성의 기반 위에 세워지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한국 교회에서 발견되는 타락상들을 바꾸는 데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목회적 성공의 도구로 이용되거나 개교회주의를 심화시키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제가 사역하는 연구소는 하이테크 미디어를 교회에서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입니다. 그러나 첫 회에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도구의 활용에 우선하여 본질이 제대로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첨단의 도구가 주어져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거나,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재정을 투입하기 이전에 교회 공동체 스스로 하나님 안에서 정체성을 발견하고 정리한다면, 사역의 방향과 예배의 방향성까지 바르게 세울 수 있고, 그 두 가지 방향성 안에서 필요한 기술의 활용을 어떻게 구축하고 구현할 것인지를 충분히 정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하이테크 예배 신학 연구소 소장 우한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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