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내기 업체는 왜 생겨나고, 교회는 왜 당하는가?

뜨내기 업체의 반 이상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을 것입니다.
나름 정직하고 보람되게 일하려고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 현장은 상담에 대한 정당한 페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미국 교회에서는 음향 회사에 상담만 해도 상담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우리 나라 교회에서는 정말 교체나 시공을 고려할 상황이 아닌데도 업체를 쉽게 부르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다 그렇다는 건 아니구요)
그런 경우 상담은 받지만 그야말로 상담에만 그칩니다.
현장에서 조정도 서비스로 해 줍니다만, 그에 따른 비용은 교회가 지불하지 않습니다.
특히 음향 업계의 대기업에서 무료 점검이라는 서비스를 하다 보니 이런 상황이 악화가 되었습니다.
고도의 지식이 기반이 되고, 꼼꼼한 점검을 하는데도 비용은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저의 경우에는 주변에 좋은 목사님들이 계셔서 다행히 그런 경우는 적습니다만)
게다가 음향 측정과 조정같은 부분의 서비스 까지도 음향 대기업에서는 무료 서비스를 하기도 합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담당 직원이 신앙심이 깊다고 해도, 사실 같은 음향 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분이기에 절대적으로 재고를 했으면 합니다.

이러저러하게 교회 현장을 가고 오다 보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유류비, 차량 유지비, 직원봉급 등……
대형교회에 대해서는 그 공사를 따야 한다는 생각에 무료로 몇 번이고 더 왔다갔다 합니다.

업체들이 재정 상황이 좋지 않게 되지만 음향 시장에서 70%가 교회가 차지하기에 외면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계속 하면 할 수록 교회 시장은 성사가 어렵고 손해가 되고 피곤한 시장이 됩니다.

내부적으로 설비 추가나 보완, 변경에 대한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업체를 부르는 것은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얼마 정도 견적이 나올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것은 교회에서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20여년 전부터 제가 주장해 왔는데, 만약 그래 왔다면 대략의 문제와 예산 범위를 교회에서 예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뜨내기 업체가 속이는 것에서 벗어나 예산도 크게 절약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있으니 정직하던 업체도 현장을 가면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교회 현장의 약점을 알고 떼어먹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뜨내기 업체도 있습니다만, 자꾸 비용만 지출되고 계약이 안되는 교회 시장에서 음향 지식이 없는 교회를 만나면, 조금씩 기술(?)을 발휘해 작은 고장도 크게, 한 개 고장도 여러가지 고장으로, 고치거나 조정할 수 있는 것도 교체해야 한다고, 부분만 수리하거나 교체하면 되는 것을 전체를 다 새로 해야 한다고 말하게 됩니다.

제가 하는 이 연구소가 그런 현상을 막아보고자 시작한 부분도 큽니다.
교회는 교회대로 음향지식을 공부하고, 기기 운용과 관리에 대해 배워서 장비도 바르고 오래 잘 쓰고, 뜨내기 업자에게 당하지 않고, 적절한 비용을 내고 교육과 관리를 받고, 정직한 시공 업체를 소개받고, 자체적으로 관리 능력과 작은 문제와 수리는 해결할 수 있게 말입니다.

그러지 않는 한 이 악순환은 계속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자꾸 나쁘게 만들어 버리는 문제는 교회 현장의 목회자 분들이 생각을 먼저 바꾸어야 변화가 시작됩니다.
교회가 음향 지식을 기본만 알아도 뜨내기 업자는 꼬리를 내리고 도망갑니다.
그리고 그런 유혹에 작은 업체들이 노출되지 않습니다.
또 교회는 나름대로 예산을 많이 절감하게 됩니다.
당장 고장의 문제가 없으니 무심하다가, 정작 고장 나면 허둥지둥하다가 뜨내기 업체에 당하는 예가 너무 많습니다.
음향 교육과 관리에 무관심하고 그 비용이 아까워하다가 아주 크게 당하고 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작은 교회이기에 더 당합니다.
당하고도 모르는 경우 정말 많습니다.

또 음향 설비 업체가 많이 버는 것 같죠?
예산 자체가 크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오해를 하십니다.
평균적인 업체에서의 마진은 10~15% 밖에 안됩니다.
그나마 그건 견적상의 마진이고, 사실 그 전에 상담하느라 왔다갔다하고, 시공 후에 한 두 번 더 가면 마진률은 5~8%대로 뚝 떨어집니다.
이건 장사가 아니라 거의 봉사 활동에 가까운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업체가 영세하고 유지만 하는 것이고, 사후 관리는 안되는 것입니다.
정당한 비용을 들인 사후 관리에 대한 계약이 없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이런 악순환 속에서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게 교회 음향을 하시려고 한다면 저희 연구소에 연락을 주십시오.
그래도 정직한 회사들이 좀 됩니다.
그리고 너무 공짜 서비스를 남발하지도, 바라지도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 하이테크 예배 신학 연구소 소장 우한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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